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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잘 보기 2] - 지나가는 기사, ‘가십’을 잘 보자

노둣돌 2010. 10. 1. 08:55

[찌라시 잘 보기 2] - 지나가는 기사, ‘가십’을 잘 보자
(서프라이즈 / 바우돌리노 / 2010-09-30)


가카의 경우

가카의 경우는 워낙 스탠스가 명료하셔서, 사실 예제로 도움이 안 돼. 최근 가카께서 외친 말씀이 두 가지가 있어. 한 가지는 바로 한나라당에 김비서(KBS)까지 구호처럼 외치는 ‘공정한 사회’라는 말이지. 그리고 김비서(KBS) 기자 한 명이 실수(?)해서 방영된 ‘기왕 이렇게 된 거’라는 말이야.

‘공정한 사회’는 우리 세금으로 살아가는 정부와 한나라당과 김비서가 동시에 외치는 슬로건, 선동질, 스트레이트 기사야. 그리고 ‘기왕 이렇게 된 거’는 지나가는 기사, 가십이지. 묻힐 수도 있었는데 워낙 가카의 개그는 유명한지라,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게 되는 것이지. 가십이 보도기사를 누르게 된 셈이야.

가카의 진심이 ‘공정한 사회’인지 아니면 ‘기왕 이렇게 된 거’인지 요기 서프앙님들은 생각할 필요가 없자나. 너무나 명료하니까 말이지. 하지만 자꾸 ‘공정한사회’만 보도하다 보면 헷갈리는 분들이 생겨나기 마련이지.


정치인들의 경우

취재를 하다 보면 참 애매한 경우가 많아.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성명이나 논평이나 등등은 맨날 옳은 소리들만 하거든. 그리고 기자는 그 ‘쌀로 밥 짓는’ 뻔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지. 하지만 본심이 드러나는 것은 그런 ‘성명서’나 보도자료가 아니지. 바로 지나가다 하는 한 마디, 아니면 무심결에 나온 행위들, 머 이런 게 사람을 판단하는 게 중요해. 이미 다듬어지고 기획된 것이 아닌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이고 말이지.

인터뷰를 봐도 잘 몰라. 대충 기획하고 진행하고 소소한 것들은 무시하는 언론이 많거던. 우리나라에서 인터뷰를 가장 제대로 하는 언론사는 바로 ‘딴지’야. 똥색딴지 시절부터 악명높은 인터뷰가 많았지. 그런데 대체로 정말로 좋은 인터뷰라고 생각해.

그리고 사실, 일반적인 보도 혹은 9시 뉴스만 봐서는 그 정치인을 파악하기란 대단히 힘들어. 그래서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 그리고 언론사들의 의도에 따라 기사가 묻히기도 하고 그냥 스쳐 지나가기도 하거던. 아주 중요한 기사들이 말이야. 물론~! 가카는 예외야. 가카의 개그는 인기가 매우 높으니까 말이지. 언론사들이 안 쓰더라도 일본이 독도 달라 그럴 때 가카께서 말씀하셨다고 일본언론에서 보도한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보도 안 해도 수십만이 알걸랑.


스트레이트보단 가십이 고급

가십… ‘막장 소문일 뿐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 왜 증권가 찌라시 같은 것 있잖아. 가끔 보면 별 황당한 소식들도 있고, 어떤 기자들은 그걸 이용하기도 한다더군. 뭐, 어쨌거나 흥뮈 본위의 뜬소문이라고 생각하기 쉬워.

하지만 조금 넓게 해석하면 인물에 대한 조롱적인 간단한 이야기(에피소드)나 기사 같은 것도 가십이고 시사나 사회에 관한 문제의식을 요약해 만화, 글, 등으로 엮어 게재하는 방법도 있지. 언론의 4칸 만화, 만평들도 이에 속한다는 것이지.

그래서 스트레이트 기사를 날리지 못하는, 언론통제가 매우 심한 작금의 한국 같은 경우에는 가십이 빛나야 해. 농담, 꽁트, 만평, 뒷담화… 뭐, 그런 것들 말이야. 그런 면에서 역쉬 딴지가 참 잘하고 있어.

기사를 쓸 때, 스트레이트로는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을 어떻게 표현해. 정부가 1+1은 3이라고 우기지. 증명해봐. 힘들어. 귀찮쥐. 현재 우리나라엔 이런 문제가 많지.

예를 들자면, 대운하 사업의 ‘고인 물은 맑아진다’나, 오늘 농림부장관이 배추가격 대책은 안 내놓고 ‘4대강과 배추값은 관련없다’를 밝히기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이 그렇지. 이걸 스트레이트로 날리면 재미없잖아.

‘고인 물은 맑아진다’엔 ‘지랄하고 자빠졌네’로 반응하는 것이 정상이고 농림부장관 이야긴 ‘4대강사업 지킴이 농림부장관, 배추가격은 누가 지키나’로 칼럼이든 만평이든, 제대로 까 줘야 해. 적어도 언론사라면 오늘을 가리켜 가카의 공식 명칭을 ‘쥐뜨와네뜨’나 이에 대해 ‘명뜨와네뜨’라고 불러줘야지.

저속할까? 그렇지 않아. 르몽드에서는 블레어를 ‘부시의 푸들’이라고 부르자나. 그러니까 딴지처럼 가카를 마음대로 불러도 되는 것이지.

그리고 사실, 이번 배추 발언은 심했지. 이건 놀림감이 아니라 하야감이야. 그리고 농림부장관은 배추값 4대강 드립은 해고 감이지. 어쨌건 현 상황에선 스트레이트 기사보단 가십이 고급기사야. 난 그렇게 생각해. 물론, 제대로 된 가십이어야 하겠지만.

어쨌거나, ‘강력한 언론통제 사회’인 한국은 가십이나 지나가는 기사를 눈여겨봐야 해. 대체로 언론들이 잘할 때도 있지만 ‘흑심’을 품은 것이 대부분인 것들일 땐 말이야. 오늘만 봐도 연합에서 기사 만들어냈잖아. 만들어낸 거 아니면 가카가 사기 친 것이고. 어쨌건 둘 중에 하난 사기꾼이니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해.


[서비스] 끝으로…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미담… 아니, 지나가는 기사 몇 건. 정치인들을 판단하기에 적절한 것들. 

1. 상황대응에 대한 예를 하나 들자면… 참여정부의 조문외교

참여정부 시절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사망했어. 이 소식은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외교통상부로 그리고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던 노무현 대통령의 노트북에 이지원으로 메시지가 떴지. 거의 실시간인 셈이야.

국무회의를 주재하던 대통령은 회의를 잠깐 중단하고 이 문제부터 지시했어. 당시 지방에 있던 한명숙 총리를 조문단장으로 하고 열린우리당 의원 두 명을 수행하도록 지시했지(누군진 기억이 잘…).

한 총리가 연락받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하는 순간에 청와대와 외통부는 한 총리가 만나야 할 인사들과 사안들을 정리해서 인천공항으로 오는 한 총리에게 전달하지. 소식이 전달된 지 약 네 시간. 갖출 거 다 갖춘 조문외교단이 비행기에 오르고 출국해.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당시 중국과 일본은 시간에 맞춰 조문하지 못했어. 러시아는 감사 만찬에 우리나라만 초대했지. 일본과 중국은 배제됐어. 그 자리에서 한 총리는 들고 간 보따리를 풀고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등등, 이런 것이 참여정부의 외교력이야.

하지만 이 기사는 그야말로 ‘지나가는’기사였지. 가십처럼. 이 내용을 보도한 곳은 오로지 길거리에 뿌려지던 노컷뉴스에서 박스기사로만 처리했어. 얼마나 우리 언론들이 한심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지. 현재의 가카라믄 한 달은 우려먹었을 사안인데 말이지.


2. 대통령의 의지를 판단케 하는 워딩들

참여정부 때, 광주항쟁기념식에 참석하러 내려간 노무현 대통령이 시위대에 밀려 뒷문으로 들어간 적이 있었어. 그것을 가지고 언론들은 이래저래 양쪽에서 두들겨댔지. 그리고 내가 아는 한 선배는 이렇게 말하더라고

“강금실이 시위대를 나무라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노무현이 화가 나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라는 것이지. 말도 안 되는 루머쥐. 어쨌거나, 팩트는 이래. 한참 지난 기사에서(어딘지 기억이 안 나) 발견되는데, 청와대의 일부 참모들이 ‘강경대응’을 요구하자 노무현 대통령이 한마디 하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내용이야.

“아직도 나를 그렇게 모르시면 안 된다. 내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내가 길을 가다가 테러를 당해 사망해도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나라, 그런 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시위대 활동의 정당성을 훨씬 넘어서는 논리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민주주의지. 시위대 쪽이나, 처벌하자는 쪽이나, 반대하는 논리나, 그런 것들을 넘어선 바로 ‘개념’이야. 그릇의 차이가 있지.


3. 정세균의 경우 - 도덕성과 진정성 그리고 현실

한보사태 기억나시남. 정태수 회장. 로비를 하기 위해 국회 재경위 소속 스물 몇 명의 의원들에게 돈 가방을 전달하셨어. 물론 모두 잘 받으셨지. 그런데 예외가 단 한 명 있었어. 바로 정세균 의원이었지. 요기서부터가 재밌지.

많은 기자들이 인터뷰를 원했는데 세균이 형은 반가워하지 않았어. 어쩌다가 한 기자가 인터뷰에 성공했는데, 세균이 형은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대.

“정세균이 청렴하고 나머지는 나쁘다고 돈 받은 분들 매도하며 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난 청렴해서가 아니라 초선이고 필요가 덜 해서 안 받았던 것뿐이다. 중요한 것은 현 정치 풍토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능력 있는 젊은 사람들이 돈 걱정이나 부패에 빠지지 않고도 정치할 수 있는, 그런 풍토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사하는 바가 참 많아. 그래서 난 세균이 형이 그를 닮은 면이 있다고 생각해. 매력적인 그릇은 아니야. 하지만, 일단 자격은 되지.


뱀발

가카께서 오늘 또 한 건 하셨네. 배추가 비싸면 양배추로….

개그계의 원로이신 김영삼 가카가 한마디 하겠어 ‘내가 졌소’라고. 게다가 연합에서 ‘소설’기사까지 썼는데. 지대로 X맨 역할을 했군.

연합… 참. 언론자유가 주어졌을 땐 자유를 달라고 하더니만 이젠 딸랑이의 자유를 외치고 있군.

 

바우돌리노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03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