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잘 보기 5] 종합 - 메타언어 찾아내기
(서프라이즈 / 바우돌리노 / 2010-10-03)
기사의 유통구조
일단 흔히 언론에서 다루는 ‘기사(news)’의 생성과 소비를 보자구.
의미나 내용이 있는 말, 사건 등 언론에서 보도되는 모든 것들의 시초, 그건 메시지야. 즉, 최초의 생산물이지. 성명서나 워딩 같은 것들, 사건들이 모두 이에 속하지. 보도는 현장에서의 메시지로 시작해.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는 언론의 보도, 현장을 그대로 전하는 보도(스트레이트)기사.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 분석기사, 르뽀, 탐사보도 등이 동원되잖아. 또한 지식인들의 칼럼이나 논설 등을 통해 평가를 해 주지,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리고 대중들은 언론들의 이러한 기사를 보고 메시지를 인지하고, 이해하고, 해석하지. 그리고 가끔 반응하고 행동하기도 하고 말이야. 다시 전달자의 역할을 하거나, 등등. 아니면, 그냥 지나치거나 말이지.
요즘은 어이없게도 기계적인 룰도 위반해. 예를 들면, 스트레이트 기사엔 팩트를 기반으로 한 보충설명은 가능하지만 기자의 사견이 들어가는 분석은 금기야. 그런데 요즘은 스트레이트 기사에도 사견이 많이 들어가지. 더 웃긴 것은 그 금기가 더욱 지켜져야 하는 팩트(정보)를 언론사들에 팔아야 하는 연합이나 뉴시스 같은 ‘통신사’의 스트레이트 기사에서도 사견들이 들어가더라고, 특히 연합. 통신사, 언론사로서의 생명은 꺼진 거야. 찌라시가 된 지 오래라는 말이지.
위 삼 단계가 인위적 개입 없이 돌아가면 정말 좋은 세상이겠지만 그렇지가 않아. 메시지의 생산자도, 전달자도, 소비자도, 모두 ‘의도’를 가지고 있어. 인간이니까. 그래서 ‘메타언어’를 찾아야만 하지. 그게 생산자의 진정성이니까. 그것에 맞게 전달자도, 소비자도 반응해야 하는 것이 맞으니까. 그것이 정의니까. 그리고 이것저것 다 떠나서 속으면 기분 더럽잖아.
‘언어’가 아닌 메시지, ‘메타언어’
일단 ‘메타언어’의 정의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아. 컴퓨터의 프로그램어를 설명하는 언어를 메타언어라고 해. 그리고 일반적으로 다른 언어를 기술하거나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언어를 메타언어라고 하지. 정의상 그렇다는 말이야.
반대의 경우가 존재해. 언어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인데, 때로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다른 많은 숨은 방식들이 동원되거나 표출되잖아. 몸짓 손짓 눈빛 등등 말이야. 그것 역시 메타언어라고도 하지.
언어는 오해하기 딱 좋아. 예를 들어 화성남자 금성여자에서, 그리고 롤러코스터의 ‘헐’만 보더라도, 남녀라는 두 생물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자나. 그건 서로가 서로의 메타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이런 것도 있지. 댓글들 중에 ‘바우돌리노’라는 아이디의 뜻이 뭐냐고 물은 서프앙들이 계셔. 하지만 그 답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어. 1) 단어의 의미를 물은 것이라면,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 제목이 답이야. 하지만 질문은 2) ‘바우돌리노’란 닉을 쓰는 의미가 뭐냐는 질문도 돼.
일단. ‘바우돌리노’라는 닉 자체는 여러 가지 메타언어를 던지고 있어.
1. 움베르트 에코. 천재지. 철학자, 역사학자, 미학자, 기호학자 등
여기엔 ‘좀 아는 놈’과 ‘아는 척하는 재수 없는 놈’이라는 것. (이런 의도는 없음)
2. ‘장미의 이름’도 아니고 ‘푸코의 진자’도 아니야. 유명하지 않은 ‘바우돌리노’지
궁금증 유발 혹은 이 정도는 읽은 사람. (사실 바우돌리노는 좀 지루한 부분이 있는 책이지) 서프앙에게 강제적인 신뢰성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고, 서프앙들은 수준이 높으니까 쉽게 바우돌리노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방어막’의 성격도 있고, 딴나라 알바급, 정동영 씨 쪽 손학규 씨 쪽 알바급이랑은 말 섞기 싫다는 경고이기도 하고, 그리고 손학규 씨 쪽 알바들이 중국 고전 인용하면서 서프앙들에게 훈수 두려는 작태들이 짜증이 났다는 의미이기도 하지.
3. 에코가 ‘바우돌리노’에서 독자들에게 던진 메시지
실제로 말하고자 하는 것의 ‘진정성’이야. 에코는 바우돌리노를 통해 우리가 믿는 사회의 많은 것들이 얼마나 어이없이 만들어지고 사회가 강요하는 ‘진실’들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를 ‘바우돌리노’를 통해 보여주거든. 소설도 허구고 바우돌리노는 ‘뻥’만 치는 놈이고. 하지만 이 소설 자체는 에코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진정한 자신의 속마음이자 ‘강요하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라’는 메시지라고 생각해. 그래서 ‘바우돌리노’인 것이지.
(3번을 생각하고 닉을 만드니 2번의 효과도 있더라는ㅡ,.ㅡ;;)
어쨌거나 다시 ‘메타언어’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렇게 메타언어는 언어보다 훌륭한 종합적인 언어의 전달방식이자 역으로는 최초의 행위자, 메시지를 생산하는 정치인들의 메타언어는 생성하는 사람의 ‘진정성’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린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 그의 삶과 글, 주변 상황 등을 통해 메시지를 분석해서 메타언어를 찾아내야 하지.
그래서, 정치인도 찌라시도 거짓말들을 날리니까, 그래서 우리를 중독시키려 하니까, 듣는 사람이 스마트해지는 방법밖엔 없지. 그래서….
[찌라시 잘 보기 1] 여론조사의 경우
-> ‘과학’을 가장한 거짓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되고
[찌라시 잘 보기 2] 지나가는 기사, ‘가십’을 잘 보자
-> 사건이나 정치인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언어’를 놓치지 말고
[찌라시 잘 보기 3] 사건, 단편으로 보지 말고 프로필로 연결해서 보기
-> 사건이나 정치인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흔적들을 반드시 기억하고
[찌라시 잘 보기 4] 프레임 그리고 정체성
-> 프레임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선 일관된 정체성과 그에 대한 신념이 있어야 하고
[찌라시 잘 보기 5] 종합 - 메타언어 찾아내기
-> 1, 2, 3, 4를 이용해 잘 관찰하고 사안에 대해서는 ‘진실’을, ‘진정성’을 확인하자는 이야기야. 혼자 하자는 게 아니고 여기 계신 서프앙님들 모두가 말이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말이야. 할 수 있는 만큼. 여건이 닿는 대로, 최선을 다해,되는대로 말이지.
이슈가 되는 사건들은 오히려 재미도 있고 여러 명이 달려들지. 다만 ‘이슈’가 생길 때만 집중하고 시간차를 한참 두고 나오는 정보나 큰 이슈가 생길 경우 더 중요한 작은 이슈들이 묻히기도 하잖아. 저들은 그걸 이용하고 말이야.
정치인들의 경우 호불호가 갈려서 ‘색안경’이 생기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말이지. 모든 정치인들이 우리 가카처럼 선명하고 단순하면 참 좋을 텐데 말이지.
매우 엄중한 시기니까 말이야. 21세기에 20세기로 돌아가나 했더니 ‘배추 없으면 양배추 먹으라’는 18세기 왕들도 처형당할 이야기를 마음대로 하는 가카가 계신 세상이니까. 더 무서운 건 그 내용을 찌라시들이 스스로 만들어내고 다른 찌라시들은 비판하는 대중들의 입을 막으려는 찌라시가 여론통제의 역할까지 자처하니까, 단두대 감인 것들이 설치는 세상이니까 말이야.
결론
결론은 이미 처음에 썼던 글들이야. 보통은 ‘성명서’류에는 본심이 안 드러나고 예쁜 것만 보이는 데 비해, 정동영 씨나 손학규 씨의 반성문은 너무 쉽게 드러나더라고. 보통 ‘성명서’에서는 찾기 어려운데…. 그니까 이분들은 ‘고단수’는 아닌 것 같아.
1. 정동영 씨가 선거에 임하며 쓴 반성문을 제대로 읽어본 거야. ‘반성’이라고 했지만 ‘반성’하지 않았어. 오히려 참여정부를 욕보이고 있지. 변한 것은 없어. 적어도 내가 보기엔 암적 존재야. 다시 살아나는 ‘좀비동영’이라고나 할까. 정동영 씨 반성문의 ‘메타언어’는 이런 거.
‘난 잘못한 게 없어. 노무현이 잘못한 것이지. 하지만 난 민주당도 먹고,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겠어. 그러니까 일단 반성 하는 척은 할게. 그러니까 날 선택해’
찬찬히 혹 다시 보실 분들을 위해 링크 걸어 둘게. 사실 에코의 바우돌리노처럼 일부러 스치는 생각을 그대로 구술하듯이 썼어. 그래서 읽기가 좀 그랬던 듯싶어. 딴지에서 가끔 보이는 ‘오늘 욕정 각하께서는’이라는 표현방식 역시 바우돌리노에서 에코가 쓰던 방법이지.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91468
2. 손학규 씨의 정체성 역시 그가 선거용으로 내건 반성문에서 드러나. 그가 반성하러 간다며 춘천에 갔으니 ‘춘천을 떠나며’는 분명 반성문이야. 그런데 그는 변하지 않았어. 민주정부 10년을 부정하고 김영삼에게서 정통성을 찾고 있지. 그게 그의 본심이라는 생각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심리적 콤플렉스인지는 모르겠어. 어쨌거나 양쪽 다, 결론은 찌질함이야. 손학규 씨 지지자들은 ‘찌질함’이라는 표현이 과격하다곤 하지는 말아줘. 당신들 쪽은 더 심하게 쓰니까 말이야. 어쨌건, 손학규 씨의 ‘춘천을 떠나며’의 메타언어는 이런 거.
‘난 위대해. 난 똑똑해. 난 잘못한 게 없어. 내가 간 길이니 김영삼이 정통성이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는 급수도 안 되는 것들이야. 서울대도 안 나온 것들이……. 어쨌건 난 대통령이 되어야겠어. 니들이 말하는 진보나 이상은 멍청한 짓이야. 내가 하면 정권창출 할 수 있으니까, 니들은 내 말에 따르면 돼’
역시. 다시 한 번 보실 분들을 위해 링크.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93122
(아, 손학규 씨 반성문은 다시 보니, 서영석님이 손학규와 정동영 사이에서 보시려고 해서, 양자구도의 프레임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급하게 쓴 듯해)
어쨌건, 손학규 씨 정동영 씨, 결국 두 분 다 만만치 않아. 중증이지. 반성도, 진정성도, 정체성도, 비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결국 그분들이 내건 ‘출사표’인 두 글들은 빈 껍데기에, 천박함이야.
뱀발 1 이미 당원여론조사도 끝났고,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가할 분들이 이 글을 볼 리 없어. 그래도 ‘시리즈’로 시작한 것은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 나름의 책임감이야. 그리고 앞선 글에서도 말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가 2012년을 향한 첫단추니까. 이제 시작인 셈이지. 그니까 이 포스팅은 선거용은 아니야. 내 진정성인 것이지.
뱀발 2 정세균을 지지했어. 정동영 씨나 손학규 씨가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세균에 대해 반발하는 분들이 있어. 알고 있어. 그리고 인정하고 이해도 하고. 선거가 끝나고 정세균이 이긴다면 왜 정세균이었는지 천천히 써 보려 해. 선거 때는 오히려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거나 입장 곤란한 분들 때문에 못 지르는 것들이 많으니까.
뱀발 3 솔직히 난 분노가 치밀어 어쩔 줄 몰랐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손학규 정동영 지지자들이 노는 건 상관없어, 뭔 짓을 해도 말이지. 원래 그러니까. 아고라, 오마이, 그 어떤 곳에서도 말이지. 그런데 이곳에서는 정말 그러면 안 돼. 이곳은 서프라이즈야. 노짱토론방이고. 이곳에서, 이곳의 의미도 모르는 자들이 와서 난리를 치는 것은 도저히 못 봐 주겠어. 그리고 적어도 ‘손님’ 대접을 받으려면 손님으로서의 매너는 갖추고 와. 그러니까 니들이 딴나라당하고 똑같은 거야.
뱀발 4 많이 생각하고 쓸 시간은 없었어. 그래서 글이 사실 좀 저질인듯싶어. 서프 필진들도 많이 떠났고 데일리서프는 문 닫은 지 오래야. 하지만 ‘대장’은 못 정했어도 논의는 이어가야 한다고 봐. 건전하게 서로를 인정해 주면서 말이지. 어떻게든 서프도 부활했으면 좋겠고. 이제 2년밖에 남지 않았어. 그리고 1년 후부터는 우린 무언가를 선택하기 시작해야 해. 준비가 되어 있건 손 놓고 있었건 말이지.
자, 오늘이 민주당 전당대회야. 첫 단추가 끼워지는 날이지. 기다려 보자구. 여론조사는 ‘인지도 조사’니까 대권 후보였던 정동영 씨가 꽤 많이 앞서 나간 것 같아. 그러니까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민주당 대의원들을 한번 믿어 보자구.
바우돌리노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04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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