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노짱관련)

[진보와 권력①] 참여정부 지도제작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5화

노둣돌 2011. 8. 16. 09:59

 

 

 

 

- <진보와 권력① > 참여정부 지도제작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5화


 

노무현 대통령 취임, 참여정부 출범하다

 

- ‘국민통합’ 염원 담고 ‘국민참여’ 의지 새기며 취임식 준비·인수위 마무리

 



 


인수위 활동의 마무리이자 참여정부의 시작은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이었다. 대통령 취임식은 인수위가 수행해야 할 최종적 역할이다. 인수위 활동이 취임식을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취임식 역시 인수위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시대정신과 국정철학이 어떤 형태로든 반영된다.

인수위가 취임식을 준비하는 첫 번째 단계이자 가장 고민한 점은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취임식 행사에 녹여내냐는 것이었다. 다른 한편, 취임식을 둘러싼 사회적 분위기도 고려해야 했다. 당시 국내외적인 상황으로는 대선 후유증으로 인한 정치적 갈등이 온존했고, 북핵문제로 한반도엔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았다. 특히 2003년 2월 18일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 속에 잠겨있었다. 이로 인해 취임행사를 일부 축소하거나 취소하기도 했다.

2003년 1월 2일 인수위에 취임행사준비팀이 구성됐다. 준비팀은 취임식 콘셉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했다. 결론은 쉽게 났다. 국민통합과 국민참여. 새 정부의 탄생과정에서부터 이미 당선인의 시대적 소명으로 인식되고 있던 정신이었다. 윤훈열 당시 취임행사준비팀장의 설명이다.

국민들이 정해준 취임식 키워드 ‘통합과 참여’

“사실 대선과정 속에서 콘셉이나 방향은 다 정해진 것이었죠.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고 하는 기본적인 당시 슬로건들, ‘참여정부’라는 개념을 어떻게 잘 녹아낼 것이냐, 권위적인 부분들을 어떻게 타파하고 국민 속으로 어떻게 들어갈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윤훈열)

취임행사준비팀은 새 대통령과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 시대적 과제, 취임식에 대한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하여 다섯 가지로 취임행사 방향을 정리했다.

① 국민통합과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노력 - 국민통합을 위해 당선인이 직접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과 함께 새 정부의 국정 준비를 해 나가는 모습을 표현한다.

② 국민참여 - 취임행사를 최대한 국민이 만드는, 국민을 위한, 국민이 직접 참가하는 자신들의 행사로 느끼게 한다.

③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 - 새 대통령 또는 참여정부의 정체성에 대한 일면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신뢰와 기대를 갖게 한다.

④ 겸손함과 실사구시 -본질적으로 승자의 세리머니가 갖는 한계와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이해와 기대의 폭을 넓힌다.

⑤ 적극적인 홍보 - 준비과정이 곧 일련의 취임행사로서 나름의 홍보전략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표현·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

준비팀 구성 이후 인수위는 1월 9일 김한길 당선인 기획특보를 위원장으로 하는 취임행사실행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1월 14일에는 인수위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임채정 인수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취임행사준비위원회가 발족했다. 취임행사준비위-취임행사실행준비위-취임행사준비팀으로 이어지는 의사결정 구조다. 인수위의 취임행사 준비에 보조를 맞출 정부 기구 역시 국무총리가 위원장, 국무위원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제16대 대통령취임행사위원회, 행정자치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제16대 대통령 취임행사실무위원회와 행사실무작업단으로 이어지는 3단계의 의사결정 체계를 갖췄다.



당선인과 함께, 국민과 함께 ‘대화·토론·참여행사’

이렇게 취임식 준비기구가 갖춰지면서 국민통합, 국민참여 콘셉을 실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추진됐다. 우선 국민통합의 차원에서 ‘국민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취임행사준비팀이 기획하고 인수위에 건의해서 채택된 행사다. 먼저 2003년 1월 18일 KBS를 통해 ‘노무현 당선인과 함께’라는 제목으로 ‘국민과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이어 1월 27일부터 2월 12일까지 8개 지역에 걸쳐 전국 순회 국정과제 토론회가 개최됐다.

국민참여 방식은 크게 4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국민 아이디어 모집 등 준비과정 참여 △희망봉사자 등 취임식 진행 참여 △취임식 초청대상자로서 취임식 참여 △공연, 전시 등 식후행사 참여 등이다.

국민 아이디어는 2003년 1월 15일부터 2월 2일까지 1일 평균 100여 건, 총 2,015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검소하고 조용하게’, ‘취임식의 전통을 만들자’는 다수 의견은 취임식 준비에 적극 반영했다. 취임행사의 자원봉사 조직인 희망봉사단은 1월 29일부터 2월 4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모집했다. 1,200여명의 신청자 가운데 선발된 200명은 행사장 안내, 장애인 참석자 도우미 등의 역할을 맡았다.

국내 초청자 4만2천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2만명은 일반국민들에게 할애했다. 1월 29일부터 2월 9일까지 인터넷과 전화, 전국 읍·면·동 사무소를 통해 접수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 초청장을 발송했다. 또 일반국민의 자발적 공연·전시가 가능하도록 국회의사당 정문 앞 일부 구역에 행사장을 마련하고 20여건의 순수 아마추어 공연 등을 준비했으나 대구지하철 참사로 규모를 축소하거나 취소하기도 했다.



전통 계승과 새 시도…국회의사당 잔디밭과 대통령 서훈

경호, 예산, 관례 등 여러 제약 속에서도 기존의 전통을 지키면서 새로운 전통을 만들고자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검토됐다. 취임식 장소도 그 대상이었다. 초기 기획에서는 서울 광화문광장이 거론됐다. 광화문을 배경으로,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대통령 취임에 접목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서울시청 앞 광장도 또 다른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민주화운동의 역사성과 광장의 상징성, 국민참여의 편의성 등을 고려한 것이었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장소는 국회의사당 잔디밭이었다. 전직 대통령들의 취임식이 열렸던 곳으로 앞으로 하나의 전통으로 살려나가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경호의 편의성도 고려됐다. 당선인도 국회를 선택했다.

“결정적으로 국회로 가게 된 배경은, 짧지만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국회는 국민들의 대표기관이니 그 곳에서 하는 게 맞다, 또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국회였고, 그때부터 김대중 대통령까지 왔고, 전통이 그렇게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국회로 방향을 잡았죠. 그때 1안, 2안으로 보고했던 것 같은데 당선인도 국회를 선택했지요.” (윤훈열)

취임식 장소가 기존의 전통을 따른 경우라면, 대통령에 대한 서훈은 새로운 전통을 세운 사례다. 신임 대통령에게 취임식 직전에 무궁화대훈장을 증정하던 관례를 폐지하고 임기 말에 받도록 한 것이다. 이는 ‘대통령으로서 5년간 봉사한 후 퇴임하는 과정에서 신임 대통령으로부터 증정 받는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임행사준비팀의 문제의식을 당선인이 수용함으로써 이뤄졌다. 훈장의 본래적 의미에 충실한 선택이기도 했다.

2003년 2월 25일, ‘새로운 대한민국-하나 된 국민이 만듭니다’를 주제로 한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오전 11시,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식 행사장에 국민대표 8인과 함께 입장했다.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5만 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취임식 식전행사

 

항목
시간
내용
 새로운 대한민국  10:10~10:26  국악 창작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하여'
 창 '아름다운 금수강산'
 합창 '해뜨는 나라의 아침'
 대합창 '아, 대한민국'
 다함께 얼쑤  10:26~10:39  공연 '땅의 기원'
 3인의 소프라노 중창
 '희망의 속삭임' '꽂구름 속에'
 솟아라, 하늘 끝까지
 펼쳐라, 세계 끝까지
 10:39~10:49  대중가수 공연
 '터' '꿈을 먹는 젊은이' '상록수'
 영상중계  10:55~10:57  대통령 도착과정 중계

※취임식 행사

 

항목
시간
내용
 대통령 입장  10:57~11:00  국민대표 8인과 함께 입장
 개식선언·국민의례  11:00~11:05  
 식사  11:05~11:08  취임행사위원장(국무총리)
 취임선서  11:08~11:10  대통령
 예포 및 의장대 시연  11:10~11:13  3군 의장대 및 기수단
 축가  11:13~11:18  4인의 남성 성악가 중창
  '오, 솔레미오' '희망의 나라로'
 취임사  11:18~11:45  대통령
 축가  11:45~11:51  대합창 '우리가 원하는 우리나라'
 태극창작무
 폐회선언  11:51~11:52
 이임 대통령 환송  11:52~11:57  이임·신임 대통령 내외
 대통령 퇴장  11:57~12:07  


대통령과 함께 입장한 8인의 국민 대표들은 장경숙(평택푸드뱅크 소장), 최일도(목사, 다일복지재단 이사장), 민부기(부산금정전자공고 1년), 권혜숙(약사, 주부)·이지은(초등생) 모녀, 오규민(군인), 박지연(여군조종사), 안철수(벤처기업인) 등이었다.

취임식 단상에는 국민대표 중 50명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사연을 올린 사람들, 국민참여센터 정책 우수제안자 가운데 선정됐다. 교통사고로 신체장애를 입은 한 참석자는 “벌써 5년 동안 실직 상태지만, 나도 열심히 노력한다면 장애와 실직을 딛고 일어서 경제적 도움이 되는 직업을 얻을 수 있는 희망적인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는 사연을 올렸다. 암수술을 받은 후 쇼핑백에 소변주머니를 담고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힌 30대 주부도 초청됐다.



참여정부의 출발, “평화번영과 도약의 새 역사를…”

취임선서, 예포 및 의장대 시연, 축가가 끝나고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사가 시작됐다. 제목은 ‘평화와 번영과 도약의 시대로’.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철학을 담아내기 위해 2003년 1월 15일 지명관 위원장과 8명의 위원 및 실무간사로 구성된 취임사 준비위원회는 회의에 회의를 거듭했다.

취임사 준비위원회 명단

위원장
: 지명관(한림대 일본학연구소 소장)

위 원
: 김종심(전 동아일보 논설실장) 김주영(소설가) 김호기(연세대 교수) 성경륭(한림대 교수,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 이낙연(당선인 대변인) 이정우(경북대 교수, 인수위 경제I분과 간사) 임혁백(고려대 교수, 인수위 정치개혁연구실장) 조기숙(이화여대 교수)

실무간사 : 윤태영(당선인 비서실 공보팀장)

취임사 준비위원회는 1월 20일부터 2월 17일까지 총 8차례 전체회의를 열고 4차에 걸친 초안 검토 끝에 취임식 나흘 전인 2월 21일 연설문을 확정하고 해산했다. 취임사는 이낙연 당선인 대변인이 대통령의 의견을 들어 최종적으로 완성했다.

“(당선인은) 이정우 교수님을 통해서 당신이 꼭 넣고 싶은 것을 넣도록 하곤 했어요. 그런데 마지막 정리가 마음에 안 드셨는지 막바지에 저한테 초고를 보여주시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시는 겁니다. 저는 ‘좀 딱딱합니다’라든가 하는, 저 나름의 감상을 말씀드렸죠. 그런데 당선인께서 마지막에 불쑥 “그냥 이 의원이 하세요” 그러시더라구요. “아니 제가 그걸 어떻게 합니까”, “하세요” 그러다가 롯데호텔에 방을 잡아 들어갔죠. 그 때 김한길, 윤태영, 저 셋이 최종 정리를 맡았는데 제가 대표 집필은 아니고 정리를 한 정도였습니다.” (이낙연)

취임사에는 21세기를 동북아시대로 규정하고 대한민국이 그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 진정한 동북아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먼저 한반도에 평화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한반도 평화증진과 공동번영을 목표로 하는 평화번영정책 추진을 위한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대한민국의 제16대 대통령에 취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취임식 행사일정표에 따르면, 2003년 2월 25일 오전 11시 18분 노 대통령의 취임사가 시작됐다.

“우리는 마음만 합치면 기적을 이루어내는 국민입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모읍시다. 평화와 번영과 도약의 새 역사를 만드는 이 위대한 도정에 모두 동참합시다. 항상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의 취임사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취임사가 끝나고, 참여정부가 태어났다.

 


☞ <첨부> 국정과제별 중점 추진과제

 

☞ <첨부> 노무현 대통령 취임사 전문



<진보와 권력> ① 참여정부 지도제작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1화 - 대선 나흘 뒤 노무현 당선인 지시 “인수위를 짜시오”

 

   └
2화 - 54일간 참여정부 5년의 ‘국정지도’를 만들다

 

   └
3화 - ‘노무현다운 시도’ 미완의 숙제를 남기다

 

   └ 4화 - 이명박 정부식 조직개편은 인수위 때 ‘부적절’ 결론  

 

   └ 5화 - 노무현 대통령 취임, 참여정부 출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