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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진보통합 어디로③] 호남물갈이가 진짜 속내?-실현가능성 없는 민주당發 '대통합'

노둣돌 2011. 7. 18. 13:12

 

 

 

실현가능성 없는 민주당發 '대통합'

 

[기획-진보통합 어디로③] 호남물갈이가 진짜 속내?

박상희 기자 psh@vop.co.kr 입력 2011-07-17 21:20:23 / 수정 2011-07-18 10:59:34

 

 

진보통합 어디로 가나


2012년을 앞두고 야권재편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2008년 분당을 겪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통합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국민참여당이 진보통합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야권의 맏형이라고 할 민주당은 야권단일정당을 내세우면서 대통합의 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통합과 연대를 외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진보통합, 야권통합이 당위에서 현실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민중의소리는 당위로서의 통합을 전제로, 통합에 임하는 각 주체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해보려 한다./편집자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진보정당들과 국민참여당 사이의 통합 논의가 무르익자 민주당도 '판'에 뛰어들었다. 야권단일정당을 형성해 한나라당과 1:1로 맞붙자는 것이다.

야권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운 민주당의 첫 번째 제안은 '정파등록제'였다. 민주당 야권통합특위는 지난 10일 '대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특히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파등록제, 정파명부식 투표제 등을 모색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위 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제 정당에 구성되어 있는 통합관련 특위위원장들이 한 데 모이는 연석회의를 제안하면서 "금년 내에 통합의 절차를 법적으로 마무리하고, 내년 1월, 2월에는 총선과 관련한 본격적인 준비를 하기 위해서 10월 이내에 통합의 원칙, 과정, 방법에 관한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의 통합 구상은 '원샷'으로 '대통합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소통합' 등 단계적 통합론은 시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야권 대통합당을 만들어 후보 단일화를 하면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140석 가까이 얻을 수 있고, 통합까지 하면 160석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이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또 복지, 평화 실현 등 야권의 주요의제가 같고 과거 80년대 당시 반독재 민주화 투쟁으로 했던 '뿌리'가 같은 만큼 달리갈 이유가 없다고 역설했다.

 

통합을 명분으로 한 몸집 불리기?


하지만 통합의 상대들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민주노동당은 최근의 한-EU FTA문제를 상기시키면서 "야권연대 정책합의문을 어기고 야권연대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최근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서 국민들의 우려가 큰 만큼, 민주당은 야권연대 기초부터 착실히 쌓아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진보신당 역시 민주당의 이러한 제안에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진보신당 관계자는 "정파등록제는 사상 또는 이념 등이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진보정당 내에서도 말이 많았던 내용"이라며 "전혀 다른 위치에 있는 민주당이 정파등록제를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 진영에서도 "민주당은 (다른 정당이) '왜 통합 논의의 장에 나오지 않느냐'를 크게 보지 말고 '일상연합'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민주당과 가장 거리가 가깝다고 할 국민참여당도 "봉건적 왕정처럼 운영되는 민주당과는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라며 민주당과의 대통합에 반감을 나타냈다.

 

민주당이 통합 의지를 강하게 표현하지만 실제 속내는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우리는 연합정당론을 시범적으로 해보려고 하고 있지만, 정책적으로는 쉬워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당 내부에서도 야권 통합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통합을 강조하는 것은 통합을 명분으로 '호남 물갈이'나, 시민사회 인사들의 영입 몫을 키우자는 게 속내에 가깝다는 의미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들은 공천개혁과 야권통합, '호남 물갈이론'에 힘을 쏟고 있다. 손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국민들에게 '아, 민주당이 변하고 있구나. 민주당이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정신을 갖고 총선에 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미리 '룸(room)'을 마련하고 손님(영입인사)을 받자"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현재 호남 31개 지역구 가운데 3선 이상의 민주당 중진 의원은 11명 정도다.
일부 호남 출신의 중진 의원들은 '무조건 호남이라는 이유로 물갈이 대상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북 지역의 한 의원은 "호남이 당의 기반인데 호남에서 다선하는 것을 무슨 잘못된 것처럼 얘기하고 전국정당화의 장애물처럼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